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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이란 날개를 단 니치향수 신드롬

기사입력 2013.05.23 10: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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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론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요즘은 유행아이템이 있어도 남들이 모두 따라해 오히려 유행에 동참하기 싫어하거나, 예뻐도 나와 어울리지 않아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적당히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면서 자기 과시를 할 수 있는 고가의 명품이나 맞춤복이 인기다. 요즘은 ‘향수’도 이런 추세다.

마릴린 먼로가 ‘잘 때 무엇을 입고 자느냐’는 한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샤넬 N°5를 입고 잔다’고 답했던 유명 일화가 있다. 그가 ‘향기를 입는다’는 표현을 했듯이 패션과 가장 가까운 화장품 영역에는 향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주얼이 전부라는 패션과 달리 향기는 볼 수도, 만질 수 없다. 때문에 대중들은 제품의 향보다, 브랜드가 이미지화 시킨 분위기로 제품을 인식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니치향수를 들 수 있다. 니치(Niche)는 ‘틈새’라는 뜻으로, 니치 제품은 연령이나 성별, 직업 등에 맞게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소량 생산된다. 고가의 천연 원료 성분을 단순화함에 따라 제품 자체의 향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사용자 특유의 체취와 어우러져 독특한 향을 만들어낸다.

제조사나 판매사 모두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고 품질이나 향, 유통도 일류를 지향하는 것이 니치향수의 특징으로 과거 향수 매니아 층에서 조용히 인기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비싼 명품 향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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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본점 딥디크 매장



업계에 따르면 일반 향수는 1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반면 니치 향수는 브랜드별로 30~6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인기가 이어지자 조말론, 딥디크, 바이레도, 아르마니 프리베, 크리드 등은 이미 백화점 퍼퓸바나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백화점 외에도 명품 편집숍에도 입점했다.

국내에서도 LG생활건강은 스티븐 스테파니와 코드 온을 선보였으며, 아모레 퍼시픽은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인수해 향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민감한 이들이 아니라면 이런 천연 원료의 향에 대해 큰 차이를 못 느끼는 수준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니치 향수에 대한 본래의 가치를 정확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터.

실제로 향수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 원료 역시 100% 포함이 아니고 일반 향수에도 담겨있는 성분도 포함된 경우가 더러 있지만 니치향수의 가격은 일반 향수에 비해 약 2~3배, 많게는 10배까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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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백화점 코엑스점 아닉구딸 매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니치향수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서 가장 잘 팔리는 화장품이 립스틱이 아닌 향수라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소비자들은 이미 비싼 탓에 수요가 적어 남들이 다 가진 흔한 향이 아닌 ‘나만의 향기’를 추구할 수 있다는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실제로 니치향수는 사람이 가진 체취가 달라 여기에 반응하는 향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일부 브랜드는 자신이 선호하는 향을 조합하는 ‘컴바이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개성 있는 향을 소유할 수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곳곳에서는 비싸고 명품에 대한 소비를 지향하는 심리 탓에 안타깝게도 흔해져 버린 명품 백처럼 ‘거기서 거기’인 향수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래된 니치향수의 브랜드 가치까지 따라갈 수 없지만 대중이 눈치 못 채도록 비슷한 향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싼데 인기라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짝퉁’에 대한 걱정도 있다. 국내 향수 유통망이 넓지 않은 탓에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고, 구매 과정에서 진품이라 속기 쉬운 구매대행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하이’, ‘고품격’, ‘명품’ 등의 타이틀을 단 니치 향수. 고가는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한 마케팅 전략과 고급스럽게 이미지화 시킨 분위기에 심취하기 보다는 본래 니치향수만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면서 진짜 ‘나만의 향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딥디크, 조말론, 아닉구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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